꾹의 블로그
사람들의 취향은 다양하다.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고, 또 나의 선택을 독특하다며 바라보기도 한다. 그것이 이른바 개성이 되는 것이고, 그것을 무척이나 강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하며, 그저 남들과 같이 파묻혀 지내는 것이 튀지않는 처세술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적어도 남과 같아지는 것은 절대 참지 못하는 꾹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 미쳐버릴 일이겠지만...

수입차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꾸준히 꾹의 드림카는 saab였다. 까까머리 고등학생이었던 어느 해 여름. 강하게 내려쬐는 햇살을 뚫고 도심을 가로지르던 900시리즈 컨버터블이 saab와의 첫 만남이었고, 그 만남은 너무나 강렬했다. 그 기억 속의 컨버터블 역시 빨강이었다.
탑이 열린다는 독특함에 '용기있는 자만이 취할 수 있다'는 빨강의 매력은 어린 시절의 꾹에게 다른 것들은 자동차로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의 강함이었다.

작년, 터보 튜닝을 하고서 진주로 이르는 고속도로에서 붙어본 9-3 aero는 더이상 유로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단단해진 하체 덕분에 와인딩, 고속 어디에서건 그야말로 '하수'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saab는 드림카 목록을 차지하고 있다.
바로.... 컨버터블 때문이다.

최근, 모 선생님께서... 수많은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9-3 aero 컨버터블을 구입하셨다. 그것도 빨강을... 더이상 aero버전은 수입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잠시 그레이 임포터를 통한 직수입을 망설이시다 상태가 괜찮은 매물을 골라버리신 것인데... 하긴 이양반도 꾹만큼이나 몰개성은 참기 어려운 분이시니...

실물로 만나게된 녀석은 정말 섹시함 그 자체였다. 스웨디시 블루 또는 스칸디나비안 블루라고 파란색을 꼬득였던 나의 무모함이 부끄러워질 만큼 이쁘다. 추운 날에 눈까지 내려 오픈시켜보지 못함이 아쉬웠지만 당당한 모습 자체만으로도 매력 덩어리!!!

낮아진 출력을 염려하는 꾹의 염려에
'지붕을 벗기는 순간 100마력 오버야'라고 말씀하신다. ㅋㅋㅋ
차를 둘러보는 짧은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의 부러운 눈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긴, 그들의 눈길을 붙잡을 요소가 한 두가지가 아니지 않는가!!!
빨강이 주는 강렬함
탑을 벗길 수 있는 컨버터블의 마술
4륜 구동만큼이나 잘잡아주는-사실 4륜만 하겠냐만- reaxl 시스템...

시승을 해본다. 제원에서 알 수 있듯 0-100km/h까지의 가속은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녀석엔 터보의 심장을 지니지 않았던가!!! 작은 터빈인 탓에 터보렉은 무시할만한 수준. 그나 나나 빅터빈에 가까운 터빈을 끼웠던 차를 몰았던 탓에, 2000rpm을 지나면서 타코미터의 바늘과 속도계의 바늘이 거의 비례하듯 무섭게 올라가는 것은 터보랙이 없다고해도 전혀 무리는 아니겠지. 재미난 것은 3단이다. 왠만한 구간은 수동 모드에서 3단으로 커버할만큼 만능인 듯 싶다. 3단의 기어비가 상당히 길게 설정되었나부다. 터빈을 키우거나 흔히들 행하는 스테이지1 정도의 튜닝만 하더라도 더 재미난 주행을 할 듯 싶다.
3단 모드에서 터빈이 돌면서 들려주는 가속감은 상당히 경쾌하다. 더더군다나 순정의 소구경 머플러를 통해 들려오는 배기음도 색다르다. 배기 튜닝만 해줘도 출력 상승은 상당하겠지..

눈길에도 전혀 요동치지 않는 안정적인 주행 자세는 마음에 든다.
달리기 성능은 사실 아쉬움이 있지만 순정임을 감안하면 그래도 무난하겠다.
내 차였다면 reaxl인지 뭔지를 마음껏 테스트해보고 싶지만 그 부분은 통과...

예상외로 왠만한 국산차량과 비교할만큼 조용하다. 그동안 문제아닌 문제로 제기된 소음부분이 많이 개선되었나보다. 아니면 전주인이 어떤 마술이라도 부린 것일지도... 항공기 조종석처럼 복잡하기만한 센터스택도 이런저런 재미를 찾는 꾹의 취향에는 딱인듯....
오디오 성능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하긴, 괜찮지 않음 어떡할 것인가... 내 맘대로 스피커하나 바꿀 수 없는 saab system인 것을... 이 대목에선 웃어야 한다. ㅋㅋ
나이트 패널은 역시 saab만의 매력.

휴게소에서 만난 구형 328 오너가 말을 건낸다. saab의 매력은 무궁무진한 튜닝의 세상이라며. 외국에 제법 살아본 듯한 인상의 사내는 파트별 튜닝 내역에 대해 상당히 재미난 조언을 해준다. 그러고보니 그의 328은 m3와 구별하기 힘든 수준이다.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남기는 한마디가 멋지다.
자동차 마니아에게 '터보'와 '컨버터블'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나...

아.... 꾹은 언제나 루프를 벗겨보려나...
늦은 귀갓길, 애꿎은 유로에게 나의 투덜거림을 전한다.
poiu 07/03/08 01:48  R X
이제 컨버터블의 영역까지... 언젠가 탑을 벗기고 형수님, 홍비와 해안도로를 질주하는 꾹님을 뵙게 되겠군요. 하하하...
오늘, 민욱이는 수동 330이랑 드래그해서 바보 만들어줬습니다.
저러다 진짜 드라이버 되는거 아닌지 몰라요.
07/03/08 15:49 X
뭐 언젠가까지 있겠습니까? 올 여름에 달려봐야죠.
꿈이야 뭔들 못꾸겠습니까만...
민욱 07/03/08 11:31  R X
터보!!! 그것도 컨버터블!!!
게다가 빨강이라... 달리기 능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로 가득찬 놈이겠군요.
모름지기 남자란 터보를 알아야죠. ㅋ!ㅋ!ㅋ!
07/03/08 15:49 X
부산바닥의 헌터라고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살살 타고 다녀요^^,
조문규 07/03/08 13:17  R X
글 한 번 맛깔스럽게 씁니다. 내차인지 꾹님차인지 모를 정돕니다.
자주 뵙도록 합시다.
07/03/08 15:50 X
워낙 마음에 드는 녀석이다 보니 그렇죠. ㅋㅋㅋ
퀵실버 07/03/09 16:41  R X
이젠 컨버터블 뽐뿌싶니까? 이제 겨우 터보차에 적응하고 있는데..
어제 밤새 윤희랑 컨버터블 비교하다 잠들었답니다. 꼬이꼬이..
:-D
07/03/09 22:54 X
모 다 같이 뽐뿌질 당하고 있는 셈이죠. ㅡ,.ㅡ
신혼 여행은 잘 다녀오셨겠군요. 정말 함 뵈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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