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의 블로그
3일 사이에 두 대의 v8 e클라스를 시승했다. 모두 짧은 시간만 허락된 시승인지라 자세한 것은 언급하기 힘들지만, 그냥 느낌만 기록해둔다.

먼저 시승했던 차량은 98년식 e55 amg로 이른바 왕눈이 버전. 그냥저냥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실버톤의 바디에 350마력, 토크가 53kgm 정도인 엔진이 실린 '올순정' 버전이다. 휠은 전통의 디쉬타입 18인치였고, 타이어는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앞 235/45, 뒤 255/40이었지 싶다. 사실 이녀석을 구입할려고 노리고 있던 중이라 기대가 컸던 시승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단 펀치력이 떨어진다. 물론 꾹의 현재 차량인 e34 530보다는 확실히 잘 달린다. 다만, 350마력이라는 출력이 크게 다가오진 않았다. 제한적인 시승이었기 때문일까? 출발시의 가속력이나 주행중의 재가속력 모두 성에 차지 않았다. 차량이 적절하게 있는 4차선 도로라 그럴수도 있겠지만 과급에 익숙해진 꾹에게 큰 감흥이 없더라는 뜻. 브레이킹도 그냥저냥 차급에 딱 맞는 수준.

전체적으로는 대배기량 엔진답게 가속 패달을 밟으면 시원스레 뻗어 나간다. 재미난 것은 3500rpm을 전후하여 한 번 더 밀어 주는 듯한 느낌이 난다. 출력 곡선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점은 재밌다. 5단 자동 트랜스미션이지만 3단에서 180을 넘기며 4단으로 기어가 변한다. 그 정도 속도에서의 안전성은 과연 벤츠구나 싶은 느낌이 강하다. 별다른 느낌이 없다. 순정이라 배기음이 다소 아쉽지만...

앞 타이어의 트레드가 거의 다 된 상태였기 때문에 코너링은 그렇게 느껴볼 여유가 없었다. 벤츠답게 돌아주고하겠지. 시승 마치고 차에서 내리면서 위시 리스트에서 곧바로 삭제해버렸다.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닌가 싶지만 지금 갖고 있는 530보다 좀 더 잘달리는 정도의 느낌이라면 굳이 하나 더 소유하거나 혹은 갈아타기가 망설여진다.


두 번째 8기통은 2003년식 e500, 반짝반짝 검정. 작년 늦가을, 지금은 없어진 꾹의 유로를 처분하고 구입하고자 시도했던 바로 그녀석. 꾹이 놓친 것을 지금의 차주인 f282870님이가 잡아들인 것. 그리고 슈퍼차저를 얹은, 꾹이 좋아하는 과급 버전이다. 출력은 그냥 웃고 말을 해주지 않는다. 말 안해준다고 모를까? 대충 0.5bar 정도 걸었기에 토크가 67.5kgm정도 나올 것으로 추정만 해본다. 휠은 18인치에 앞 245/40, 뒤 265/40 모두 네오바 ad07. 서스펜션은 kw이고, 스테빌라이저바는 좀 더 굵은 것으로 교체된 상태였다. 브레이크는 앞 8피스톤, 뒤 6피스톤으로 현행 amg 버전보다도 더 강력하다. 변속기는 자동5단. 순정 출력이 307마력에 토크 51인가 그랬는데, 이미 그 흔적은 사라지고 없다.

슈퍼차저인 관계로 가속 패달을 밟으면 그대로 튀어나간다. 터보랙이니 스풀업이니 하는 그런 것들은 없다. 밟아주면 당겨진 화살이 목표를 향해 날아가듯 한다. 배기음은 중저음이 강조된 듯 하지만 생각보단 조용한 편이어서, 람보나 페라리같은 고개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매력은 없다. 고로 꾹 스타일. 꾹이 운전한 것은 아니고, 얼마전 경부 고속도로 상행선에서 파란색 m5(e60)와 검은색 란에보 10기, c63 amg를 '쩜'만들어 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문규형 911 돈발라 터보를 긴장하게 만드는 녀석.

가장 반한 부분은 배기 사운드이다. 너무 우렁찬 것은 싫기에 페라리나 람보의 무식한(ㅋㅋ) 배기음은 취향이 아니다. 과거 경험했던 것중 최고로 생각하는 것은 포드 gt의 것인데, 비행기 이륙음이라 불리는 소프라노톤의 '쉬이익~'하는 귀신 소리에, 8기통의 전유물이라할 수 있는 바리톤 음색의 바탕음은 제혼을 뺏어 버릴만큼 강력했다. 그 경험을 이녀석에게서 다시 할 수 있었다. 와우..

약점이랄지, 단점이랄지 '벤츠'인 관계로 코너링은 생각보단 물렁한데 그 느낌을 표현하자면 돌긴 도는데 bmw의 '손에 감기는'맛은 없다. 그렇다고 아우디 콰트로처럼 무식하게 '알아서 돌아가는' 느낌도 없다. '짜식, 제법인데'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강화된 하체와 접지력이 강한 타이어의 덕을 많이 보는 듯 하다. 하지만 이 느낌들이 대배기량 슈퍼차저임에 비하여 그렇다는 것이지 순정 차량들에 비해 모자란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직접 못해봤지만 한 달쯤 전, 에버랜드에서 f282870님이 몰아주고 꾹은 옆자리에서 드리프팅을 경험했다. 짜릿함의 절정이었다. ㅋㅋㅋ 아울러 tcs나 esp 버튼은 반드시 작동을 시켜야할, 생명 유지 장치로 느껴진다. 무어라 설명하기 힘든...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역시 꾹 스타일은 터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슈퍼차저의 느낌은 정말 '밋밋'했다. 7~8리터급의 높은 토크를 가졌지만 그것이 재미로 이어지진 않았다. 역시, 터보차저의 넌리니어한 느낌이 딱인가보다. 부스트가 올라가면서 뽈따구 살마저 뒤로 보낼듯한 그 짜릿함... 역설적이지만 2~3리터급 엔진에 1bar정도 쓸 수 있는 그런 터보가 내겐 딱 맞지 않나 싶다.

입맛만 쩝쩝다신 시승이었다. 위안 거리도 하나씩 얻어오긴 했다.
왕눈이 연비: 5.5km/l e500 s/c 연비: 6km/l
miber 09/08/03 20:53  R X
아마 터보차를 오래타서 그럴겁니다. 저도 처음엔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M으로 갈까부터 시작해서 제네쿱사서 다시 터보를 올려볼까까지 별별 궁리 다했읍니다. 결론은 C63 판매가가 어의가 없어서 그냥 타기로 마음먹게되었다는... 그리고 내차에 대한 애정이 생기면서 민욱이랑 드래그해도 이기게 되고 코너에서도 해볼만해졌습니다.
고속배틀은 자제할려고 합니다. 이겨봤자 '배기량'에 진거지 '실력'으로 진거 아니라고들 할께 뻔하자나요. 오로지 코너에서 승부하고자 연습에 연습을 합니다만 잘 안되네요.
09/08/06 10:17 X
잘 나가는 차 타면 꼭 땡깡을 부린다니까...
자기차가 얼마나 좋은 차인지는 그 차에서 내려보면 알게되죠.
정녕 코너에서 빠른차가 빠른차인데...
'간뗑이의 크기'에서 볼 때, 민욱은 넘기 힘든 산일 듯... ㅋㅋ
F282870 09/08/03 23:40  R X
넌리니어하다... 적절한 표현!!
09/08/06 10:17 X
댓글도 넌리니어하게 해주세요^^.
POIU 09/08/05 11:16  R X
민욱이나 저도 처음에 부스트 터질 때의 미친듯한 가속감을 어찌할 줄 몰랐지만 그맛에 터보차 탄다는거죠. 슈퍼차저는 엘리슈퍼만 타봤는데 비슷한 느낌이라도 날까요? 꾹님 공식대로라면 7~8천cc 차량이란 말인데 그게 어떨지 상상이 안갑니다.
09/08/06 10:17 X
궁금하면 돈주고 확인해보세요~~~
퀵실버 09/08/05 23:36  R X
배기량과 연비가 꼭 반비례하는 것은 아닌데 아마도 마음껏 즐길 때의 연비겠죠? 초고속 배틀이 아닌 적당히 즐기면서일까요? 540 시절 출퇴근해도 연비는 7정도 나왔습니다. 고속도로 정속엔 13까지도 갔었고, 물론 크루즈의 도움을 얻긴 했지만요. 미국발 8기통이 아닌 독일제 8기통들은 한결같이 배기도 만져줘야 멋진 소리가 나는 것 같더군요. miber님의 AMG나 M, RS 등을 제외하면. 암튼 다시 불을 지르십니다.
09/08/06 10:18 X
곧 지르실 듯 합니다. 8기통. ㅋㅋ
cl 어때요?
민욱 09/08/06 01:18  R X
간 크고 브레이크 좋은 놈이 코너에선 이깁니다. 직빨은 돈 많이 바른 놈이 이깁니다. 라고 떠들고 다녔는데, 동수헹님은 진짜로 빠르데요. 근데 거기에 슈퍼차저까지 얹어놓으면 코너고 직빨이고 쨉이 안된다는말인데 요트보다 이글이 더 배아픈데요.
09/08/06 10:19 X
엘리사에 시그마 엔진 얹어서 슈퍼차저 1bar 쓰면 비슷하겠네. ㅋㅋ 도전해바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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