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의 블로그
내게 말러의 존재를 각인시켜 준 것은 부천필이었다. 물론 이전부터 말러의 교향곡들을 이따금 듣기는 했었다. 짝수 교향곡들은 코러스가 들어간다던지...하는 식의 흥미로 말러를 접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 왠지 우울하게 들리던 말러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된 계기가 바로 부천필의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였다. 일개 시향에서 전곡 연주에 도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큰 맘 먹고 달려가 들었던 '일개 시향'의 연주는 선입견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것이 부천필과의 첫번째 만남이었다. 하지만 그 만남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주윗 사람들에게 내가 부천에 살게되면 그 첫째 이유가 바로 '부천필'일 것이라고 떠벌리게 만들기도 했다. 이쯤되면 글 제목의 '두 개의 미완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힌트를 얻은 이들도 상당하겠지. 하나는 슈베르트의 것이고 나머지는 부르크너의 것이다.

너무도 유명한 슈베르트의 미완성 못지 않게 브루크너의 9번 역시 걸작 중의 걸작이 아닐까. 신께 바쳐지길 간절히 바랬던 그의 동기때문에 되려 말러보다 더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미완성과 의도적인 미완성이 아닐까 토론아닌 토론까지 벌였던 아주 오래전 학창시절의 기억까지 떠올리게 만드는 슈베르트의 미완성. 너무 멋진 매칭이 아닐지...

앞으로 부천필은 말러에 이어 브루크너의 교향곡 전곡 연주에 도전한단다. 그 시발점에 9번이 있는 것이다. 일정을 살펴보니 이번 연주회만 내 스케줄과 들어맞는다. 내년의 일정은 모두 주말에 몰려있다. 주말에 일해 먹고사는 내게는 입맛만 다시게 만드는 최악의 일정... 그래도 이번 시작만은 운좋게도 화요일에 공연이 펼쳐진다. 다가오는 겨울의 입구에서 만날 멋진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f282870 07/11/23 16:53  R X
같이 가 볼까요? 오랜만에...
퀵실버 07/11/23 22:06  R X
서울사는 사람들만의 특권이죠. ㅜㅜ;;;
땃쥐 07/11/29 08:59  R X
저는 내년에 부천으로 이사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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