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의 블로그
재작년말 사고로 유로를 보내고는 참 조신하게 운전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마누라는 운전 습관이 참 나쁘다고 계속 타박을 합니다만 나름 무척 여유있게 몰고 다닙니다. '사고의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항상 조심에 조심을 하게 되는데... 오늘은 c63을 1년여 만에 다시 몰아볼 수 있었습니다. 1년 여 전과 다른 점이라면 퍼포먼스 킷과 ecu 리매핑이 된, 봉인이 풀릴대로 풀려버린 녀석이라는 거죠. 어제 내린 눈이 다 녹기는 했지만 10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라 길이 슬슬 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 좀 아쉽게는 했습니다.

경부 만남의 광장에서 만났더니 대뜸 키를 건네줍니다. 실로 오랫만에 고성능 차량의 키를 건네받은 셈입니다. 물론 몇 주 전, 레인지로버 슈퍼차저도 몰아보긴 했지만 그야말로 동네 한 바퀴 휙 돌아보는 수준이었던지라... 하긴 요즘 고성능 차량 시승이 뜸한 이유는 꾹을 버리고 세계 유람중인 f282870님 덕이 크긴 하겠군요. ㅋㅋ

좀 더 살이 붙으면 이젠 c63에 앉아보기도 힘들 법한 타이트한 버킷 시트가 꾹을 반깁니다. 시트의 질감은 당연히 740의 m 시트보다 더 좋습니다. 반질반질한 740의 시트보다는 그래도 가죽냄새가 솔솔 올라오고 더욱 조여주는 느낌이 그렇더군요. 박력넘치는 시동음... 8기통의 배기음은 적어도 이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천천히 핸들을 돌려가며 주차장을 빠져나옵니다. 이어 짧은 거리지만 본선에 합류했지요. 엄청 막히네요. 다행이 양재ic에서 내려 곧장 청계산으로 방향을 잡고 과천쪽으로 몰아갑니다.

천천히 달릴 때야 별 차이가 없죠. 조금만 길이 열리면 밟아봅니다. 오로롱 거리는 그 느낌... 열심히 벌어야 할 이유가 생기죠. 배기음이 이정도는 되어야 한다며 지금의 740은 그냥 조용할 뿐이라고 지가 뭔 렉서스쯤 되는 줄 안다고 농담을 합니다. 이따금 가속을 해가며 길을 따라갑니다.

과천 터널에 들어섭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샤크사장님은 적당히 거리두고 한 번 밟아달랍니다. 넵, 분부대로 시행을 했지만 생각보다 차가 많아서 절반 정도만 달렸습니다. 하지만 터널을 울려퍼지는 그 날카로운 배기음은 그야말로 오랫만의 '고성능'을 만끽하게 해주네요.

이제 청계산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판교 넘어가던 옛도로로 들어섰습니다. 핸들에 달린 +- 패들을 이용하여 가속하며 굽이굽이 코너를 점령해갈려는 찰라... 두 서너개 쯤 지났을까요? 으슥한 산길인지라 이미 길이 얼었더군요. 슬립이 있었습니다만 esp가 이내 자리를 잡아줍니다. 이거이거... 꾹차도 아닌데 더 밀어붙이긴 겁부터 나더군요. esp에 lsd까지 장착된 녀석이라 괜찮긴 하겠는데 이미 쫄아버린 상태이기에...

조신하게 돌아옵니다. 대신 언덕을 오르며 가속 패달을 끝까지 밟아줍니다. 최대치까지 당겨둔 화살이 튀어나가듯 합니다. 순식간에 6단에서 3단 쯤으로 킥다운이 일어난 듯 싶을 정도더군요. 마치 부스트 다 채워 폭발해주는 터보차저의 반응처럼...

넵, 순정 상태보다 확실히 잘 나가고 우렁찼습니다. 배기음도 무척 마음에 들었구요. 열심히 모으고 동석군 꼬득여서 740도 배기는 해줘야겠다는 다짐을 더욱 확고히 하게 해줬구요. 오는 동안 m3와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이정도면 뭐 직선이고 곡선이고 결코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간만에 가슴이 후련한 시승이었습니다. 조금도 거리낌없이 키를 건네준 '오너'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던집니다^^,

p.s. 퍼포먼스 킷의 서스펜션은 그야말로 돌덩어리더군요. 과거 pss9의 2~3단 보다 확실히 더 '튀었습니다.' 그렇다고 묻지마 튜닝의 '말타기' 수준은 결코 아니구요.
miber 10/03/19 10:21  R X
어라 꾹님, 퍼포먼스킷이라구요? 순정도 감당하기 힘든데 그건 어떤 세상인가요? ECU 만졌으면 출력은 얼마나되남요?
10/03/20 02:33 X
오랫만^^,

엔진기준으로 550마력정도 될 듯. 토크가 얼마라더라..
65? 암튼 그 정도...

돌아주는게 장난 아니고, 전자 장비의 듬직함...ㅋㅋ

꾹 취향은 아님.
조문규 10/03/19 21:16  R X
997과의 절대 비교를 해달라고.
10/03/20 02:35 X
솔직히 형님 취향 아니구요... 아무래도 997이 좀 더 나을 거 같습니다. 일단 '급'이 다른 영역이니까요. 출력이 비슷하다고 비교가 가능한게 아니잖아요.

네바퀴 굴리는 놈이랑 뒷바퀴 굴리는거 비교는 어째 좀 그렇습니다. 다 잊어버렸으니 한 번 더 태워주시믄 다시 기억해서 비교해드릴께요. ㅋㅋㅋ
go for the sun 10/03/20 15:55  R X
요즘 눈팅중이었습니다. 가슴을 설레게하는 글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불이 붙었습니다. M45는 8기통 축에도 끼지 못할까봐요. 슈틸렌 차저 알아보고 있는데 만만치 않더군요. 카드만 만지작거린게 벌써 반년입니다.
580휠마력까지 뽑아준다던데 말이죠.
10/03/25 03:09 X
좋은차 타시는 분들이 더욱 자기 차에 만족하지 못한다니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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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8
4기통 타고 다닐 때 다음 차는 무조건 6기통 탈 거라고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6기통의 우렁찬 어쩌구하는 것도 아니고 엔진의 진동 때문이었습니다. 유로에 터보차져를 장착하고 도로를 휘젓고 다니던 시절, 높은 토크의 특성상 이리저리 흔들어대던 진동을 버틸 수 없었던 것이지요. 비슷한 출력의 엘리사는 그런 진동이 없었고 이유를 물었더니 6기통이라 그렇다는 허무한 대답을 들었을 때... 다음 차는 무조건 6기통 이상이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6기통도 한 번 소유를 했었군요. 매그너스.. ㅋㅋ

8기통은 참 오묘한 엔진입니다. 적당히 조용하지만 밟아주면 우렁찬 소리를 내지르는데 애매하게도 정숙성을 요하는 풀사이즈 세단인지라 배기음은 박력이 떨어집니다. 람볼기니나 페라리 류의 8기통 소리는 정말 싫어하므로 그런 류의 튜닝은 계획에도 없습니다만, 8기통 특유의 오로롱거리는 배기음은 만들어 보고 싶네요. 올해 안에 가능할까 모르겠습니다만. ㅋㅋㅋ

여기저기 다니며 트랜스미션 고장 진단을 받아보고 있습니다만, 가장 유력시 되는 것은 토크 컨버터와 밸브바디 이상으로 의심됩니다. 5월즈음에 홍비 동생이 나오면 그 때 수리를 해야할 듯 싶습니다. 그 때까지는 연비모드로 천천히 다녀야겠지요.ㅋㅋ
조문규 10/03/19 21:17  R X
그러고보니 난 8기통을 가져본 적이 없구나. 하하.
10/03/20 02:36 X
그러니까 레벨이 다른 거예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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